
[로스앤젤레스=크리스천인사이드] 제자훈련은 단순히 무엇을 ‘믿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매일 우리를 ‘어떻게 형성하느냐’의 문제다. 많은 교회에서 제자훈련을 떠올리면 성경공부, 설교, 소그룹 모임, 기도회 등이 먼저 생각난다. 물론 이 모든 것은 필수적이다.
그런데 <처치앤서스> 설립자 톰 레이너 목사는 눈에 보이지 않는 또 다른 제자훈련자가 있다고 한다. 교회보다 더 자주, 더 강력하게 우리를 길러내는 존재. 그것은 바로 우리 손 안의 스마트폰이다.
스마트폰, 일상의 ‘제자훈련자’
스마트폰은 그저 소통 도구가 아니라 우리의 습관을 빚고, 관심을 사로잡으며, 욕망을 재구성한다.
2023년 Reviews.org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은 하루 평균 352번 휴대폰을 확인하며, 약 4시간 25분을 모바일 기기 사용에 쏟는다. 애플의 스크린 타임 리포트는 아이폰 사용자가 하루 80번 이상 잠금을 해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아침에 눈뜨자마자, 잠들기 직전까지 우리의 마지막 행동이 종종 ‘화면’과 연결되어 있다. 결국, 많은 이들이 성경이나 교회보다 휴대폰을 통해 더 많은 ‘형성’을 받고 있는 셈이다. 교회가 일주일 한두 시간 훈련의 기회를 제공한다면, 휴대폰은 매일 수십 시간을 우리에게 쏟아내고 있다.
집중력을 빼앗는 제자훈련
제자훈련은 주님께 시선을 고정하는 ‘집중’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휴대폰은 의도적으로 우리의 주의를 분산시키도록 설계되어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15년 인간의 평균 집중 시간이 2000년의 12초에서 8초로 줄었다는 연구를 발표했다. 비록 수치의 정확성에 논란은 있지만, 주의력이 짧아진 흐름은 분명하다. 2022년 Nature Communications에 실린 연구는 온라인 대화의 주제가 10년 전보다 절반의 시간만 유지된다고 밝혔다.
성경을 읽는 것이 더 어렵게 느껴지고, 기도는 길게만 느껴진다. 스마트폰은 우리를 ‘깊은 묵상’이 아닌 ‘짧은 소비’로 제자훈련하고 있다.
정체성을 왜곡하는 스크린
스마트폰은 우리가 누구인지에 대한 인식마저 바꾸고 있다. 2022년 Pew Research 조사에 따르면 미국 청소년의 95%가 스마트폰을 보유하고 있으며, 거의 절반은 “거의 항상” 온라인 상태라고 답했다. JAMA 정신의학 저널은 하루 3시간 이상 SNS를 사용하는 청소년이 불안·우울·외모 강박에 시달릴 위험이 크게 높다고 보고했다.
이는 청소년만의 문제가 아니다. 성인 역시 SNS에서 ‘완벽한 이미지’를 구축하며, 그 가공된 정체성이 현실과 혼동된다. 결국 스마트폰은 “보이는 것과 좋아요 수치”가 우리의 가치라고 속삭인다. 그러나 복음만이 흔들리지 않는 정체성을 제공한다.
‘거짓 복음’을 전하는 알고리즘
스마트폰은 매일 설교한다. 다만 그 메시지는 복음이 아니라 소비주의, 자기중심주의, 분열이다. 2021년 월스트리트저널 탐사보도는 틱톡 알고리즘이 몇 분 만에 사용자의 관심사를 파악해 극단적이거나 중독성 있는 콘텐츠를 쏟아낸다고 밝혔다. 유튜브 역시 자극적인 영상을 더 많이 추천하는 경향을 보였다.
그 결과, 많은 그리스도인은 목회자의 한 달 설교보다 휴대폰에서 일주일 동안 더 많은 ‘가르침’을 흡수한다. 그 가르침은 “절제하지 말라, 즉각 즐겨라, 자신을 중심에 두라”는 ‘거짓 복음’이다.
스마트폰을 구속(救贖)하기
해법은 단순한 ‘탈출’이 아니다. 스마트폰 없는 삶은 거의 불가능하다. 중요한 것은 이 도구를 복음 중심의 제자훈련을 돕는 도구로 전환하는 일이다. 일부 성도들은 일주일에 하루 ‘디지털 안식일’을 지키며 휴대폰을 꺼놓고 쉼·기도·가족과의 시간을 갖는다. 어떤 이는 침실에 휴대폰을 두지 않거나, 식사·예배 시간에는 알림을 끄는 규율을 세운다.
스마트폰은 오히려 성경 앱, 기도 알림, 신앙 팟캐스트 등을 통해 말씀을 가까이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도 있다. 결국 중요한 질문은 이것이다. “누가 나의 제자훈련자가 될 것인가?”
결론은 ‘눈과 마음을 어디에 둘 것인가’
스마트폰은 습관을 만들고, 주의를 산만하게 하고, 정체성을 왜곡하며, 거짓 복음을 전한다. 그러나 그 영향력을 과소평가하지 않고, 의도적이고 지혜롭게 사용한다면, 오히려 신앙 성장을 돕는 도구로 변화시킬 수 있다. 시편 기자는 이렇게 고백했다. “주의 법도를 작은 소리로 읊조리며 주의 길에 내 눈을 고정하리이다”(시편 119:15). 스마트폰은 항상 우리의 눈길을 요구한다. 그러나 우리의 마음까지 내줄지는 우리가 결정해야 한다.
@크리스천인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