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오니피언목회“설교보다 카페서 셀카?” 인플루언서 된 목사님, 성도는 웃지 못한다

“설교보다 카페서 셀카?” 인플루언서 된 목사님, 성도는 웃지 못한다

요즘 일부 목회자들의 소셜미디어를 보면, 그들의 삶이 참 많이 ‘보이는’ 시대가 되었음을 실감한다. 인스타그램에 올라오는 바리스타 수준의 커피 사진, 해변을 산책하며 찍은 감성 짙은 풍경, 친구와의 점심 식사 인증샷까지—주일 강단에서 보던 단정한 성직자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일상의 단면들이 피드 위로 펼쳐진다.

이러한 공유는 긍정적인 흐름으로 읽힐 수도 있다. 교회 울타리를 넘어 성도와 더 가까이 소통하고, 목회자의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내며 공감을 이끌어내는 시대적 흐름이니까. 하지만 모든 변화가 반가운 것만은 아니다.

LA에서 자영업을 하는 A씨는 최근 경기가 어려워 하루하루를 버텨내는 데 급급하다. 그는 손님을 유입시킬 아이디어를 찾으려 소셜미디어를 둘러보다, 우연히 담임목사의 커피 타임 사진을 보게 되었다. “쉬는 것도 필요하지요”라며 애써 이해해보려 했지만, 정작 자신이 일터에서 고군분투하는 시간에 여유롭게 앉아 있는 목사의 모습은 왠지 모르게 씁쓸하게 다가왔다고 한다.

또 다른 성도는 신분 문제로 매일이 불안한 삶의 연속이다. 그에게 담임목사의 여유 가득한 브이로그는 부담이 되었다. 막상 교회를 찾아 자신의 고민을 꺼내보려 해도, 너무나 ‘안정된’ 목회자의 일상과는 동떨어진 자신이 한없이 작게만 느껴졌기 때문이다.

물론, 목사가 소셜미디어를 하지 말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디지털 시대의 소통은 중요하고, 목사의 삶이 드러나는 것도 때로는 성도에게 위로가 된다. 하지만 ‘언제’, ‘무엇을’, ‘어떻게’ 공유하느냐는 또 다른 문제다.

모두가 일하는 평일 오후, 카페에서 책을 읽으며 찍은 감성 짙은 한 컷. 분주한 일상에 지친 성도에겐 그 여유가 오히려 거리감이 될 수 있다. 더군다나 목사는 단순한 직업인이 아니다. 그는 하나님의 종이며, 성도를 이끄는 양치기다. 그 무게는 생각보다 무겁고, 그 책임은 공적이다.

‘목사도 사람이다’라는 말이 있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동시에 목사는 ‘사람 그 이상’의 부르심을 받은 존재이기도 하다. 자신을 위한 여유는 때로 필요하지만, 그 여유가 성도의 삶과 멀어지는 기점이 되어서는 안 된다.

세상은 목사의 일상 속에서 ‘복음의 흔적’을 찾고 싶어 한다. 기도하는 손, 성경과 함께한 아침, 누군가를 위로한 흔적. 목사가 부리는 ‘한낮의 여유’ 속에서도 그 흔적은 보여야 한다. 아니, 드러나야 한다.

@크리스천인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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